2016년 10월 4일 화요일 오 세브레이로 → 사리아(41.65Km)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늘 7시를 전후해서 길을 나섰지만, 오늘은 약간의 늦잠으로 8시가 되어서야 주섬주섬 길을 나선다. 10월에 접어들면서 이곳의 기온도 꽤나 떨어져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처음 순례길을 시작했을 때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약 3주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다. 오로지 걷는 것에 집중한다. 오늘 하루 동안 찍은 사진은 겨우 20장 남짓이다. 그렇게 사진 찍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의 일상적인 생활이 된듯한 느낌이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데!! 하지만 상관없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하지만 내 가슴으로 새기는 것이 훨씬 가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계속된 내리막길에 무릎..
2016년 10월 3일 월요일 빌라프란카 → 오 세브레이로(30.84Km)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하루를 시작했다. 언제나 그러하듯 어둠이 내려앉은 어두운 길을 나선다. 그리고 BAR에 들러서 간단한 아침을 한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하루의 시작이다. 이제 산티아고까지의 거리는 160km. 800km 거리 중 3/4 이상을 걸어온 것이다. 대견하다. 처음 800km의 이정표와 마주했을 때... 기대감과 막막함이 공존했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힘을 내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 이번에도 설렘과 서운함이 공존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길을 나섰고, 이동거리가 적어서 오후 2시쯤 숙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산을 넘느라 무척 힘들었다. 산을 넘는 건 힘들다. 요 며칠 매일 산을 넘고 있지만, 오늘은 특히나..
2016년 10월 2일 일요일 엘 아세보 → 빌라프란카(43.85Km)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 오늘도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한다. 9월 11일에 시작했던 순례길은 어느덧 22일째로 접어들었다. 그만큼 이제는 산티아고와의 거리도 가까워졌다. 이 여행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평소처럼 길을 걷는 중에 굉장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말을 타고 순례하는 사람을 본 것이다. 순례길을 완주하는 방법에는 “걷기, 자전거타기, 말타기”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금까지 길을 걸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순례자는 여러 번 본 적이 있지만 말을 타고 순례하는 순례자는 처음 보았다. 아주 특별하고 멋져 보인다. 오늘은 초반부터 길을 잃었다. 산을 내려가는 길에 한참을 걸어도 노란 화살표가 보이질 않..
2016년 10월 1일 토요일 아스트로가 → 엘 아세보(37.95Km) 9월 11일 시작했던 순례길은 어느덧 10월에 접어들었다. 오늘은 드디어 10월의 첫날이다. 그렇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고 길을 나선다. 한 시간도 채 걷지 못한 시간.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에 외국인 할아버지 순례자께서 어디서 다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콧등에 상처가 나서는 제법 많은 피를 흘리고 계신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리고 그 옆에는 부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께서 어쩔 줄 몰라 하신다. 난 배낭에서 내가 가진 일회용 알콜솜과 밴드, 그리고 상처에 바르는 연고를 꺼내 할머니께 건넸다. 때 마침 BAR 사장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구급상자를 들고 나오신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산마틴델까미노 → 아스트로가(26.65Km) 9월의 마지막 날이다. 뭔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아침이다. 사실 오늘은 어제랑 단지 하루 차이지만 마지막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별함을 찾으려고 한다. 하긴 그런 재미라고 없으면 삶이 너무 재미없을 것 같다. 아침 7시 순례길을 나선다. 뭔가 시작이 좋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혼자 걸으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 한참을 걸었다. 별거 아니지만 아주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보통 밖에서 소래 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쉽지 않지만, 인적이 드문 까미노 길이기에 가능하다. 혼자 걷지만 뱃속은 든든해야 하기에 늘 하던 대로 BAR에 들러서 아침을 챙긴다. 혼자 먹는 아침이라 조금은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러한 여유를 즐겨야 한..
2016년 9월 29일 목요일 레온 → 산마틴델까미노(27.91Km) 어제 알베르게에 함께 묵었던 친구는 오늘 하루 레온에 머물면서 관광을 즐기겠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도 혼자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애초에 난 이 길을 혼자 걸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걷다 보니 마음이 맞는 친구가 생겨서 같이 걸었던 거였다. 이제 산티아고까지는 약 300Km 정도 남았다. 하루에 30km씩 매일 걸으면 10일 후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이제 10일 정도 혼자서 길을 걸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걷다 보니 레온대성당에 도착했다. 이곳에 와서 항상 느낀 점은 성당이 매우 웅장하다는 점이다. 레온대성당 역시 지금까지 봤던 어느 성당 못지않게 웅장했다. "레온 산타마리아 대성당(C..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엘 부르고 라네로 → 레온(38.08Km) 오늘의 목적지는 레온이다. 무덥고 힘들었던 메세타를 마지막으로 걷는 날이다. 오늘은 지금껏 순례길을 걸으면서 가장 긴 거리를 걸었다. 거의 40km 가까운 길을 걸었다. 물론 다리에서 약간의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레온에 입성하기 위해 그 신호를 무시하고 꾸역꾸역 걸었다. 결국 오늘 새로운 물집이 두 개가 추가되었다. 어제의 과음 때문일까? 오늘은 발걸음이 평소보다 무척이나 무거운 느낌이다. 그리고 오늘은 지금까지 순례길을 함께했던 부산 친구와 헤어진 날이다. 허리 통증이 심한 그 친구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따로 걷게 되었다. 혼자 걷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살아오면서 내가 잘못했던 행동들..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떼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 → 엘 부르고 라네로(33.85Km) 아주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다. 왜냐면 어제처럼 알베르게 입실이 거부될까 봐, 일찍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어제 서운한 마음이 크게 남았나 보다. 늘 그러하듯 오늘도 아침으로 빵과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여유 있는 삶이다. 이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회사와 집을 오가며 삶의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댔을 것이다. 순례자의 길 프랑스 길은 스페인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로이다. 그래서인지 매일같이 태양은 내 뒤에서 앞을 비춘다. 그래서 늘 나의 그림자의 보면서 길을 걷게 된다. 순례길 초반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걷던 친구가 오늘은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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