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산마틴델까미노 → 아스트로가(26.65Km) 9월의 마지막 날이다. 뭔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아침이다. 사실 오늘은 어제랑 단지 하루 차이지만 마지막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별함을 찾으려고 한다. 하긴 그런 재미라고 없으면 삶이 너무 재미없을 것 같다. 아침 7시 순례길을 나선다. 뭔가 시작이 좋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혼자 걸으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 한참을 걸었다. 별거 아니지만 아주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보통 밖에서 소래 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쉽지 않지만, 인적이 드문 까미노 길이기에 가능하다. 혼자 걷지만 뱃속은 든든해야 하기에 늘 하던 대로 BAR에 들러서 아침을 챙긴다. 혼자 먹는 아침이라 조금은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러한 여유를 즐겨야 한..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떼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 → 엘 부르고 라네로(33.85Km) 아주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다. 왜냐면 어제처럼 알베르게 입실이 거부될까 봐, 일찍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어제 서운한 마음이 크게 남았나 보다. 늘 그러하듯 오늘도 아침으로 빵과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여유 있는 삶이다. 이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회사와 집을 오가며 삶의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댔을 것이다. 순례자의 길 프랑스 길은 스페인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로이다. 그래서인지 매일같이 태양은 내 뒤에서 앞을 비춘다. 그래서 늘 나의 그림자의 보면서 길을 걷게 된다. 순례길 초반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 걷던 친구가 오늘은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그렇다..
2016년 9월 26일 월요일 까리온데로스꼰데스 → 떼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27.89Km) 역시 메세타는 황량하다. 수확이 끝난 밀밭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길가에 자라는 풀 역시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유감없이 말해준다. 몸이 힘들어서 일까? 사진을 찍는 일은 처음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냥 하염없이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길 뿐이다. 걷다 보니 아침을 먹지 못했다. 중간에 식사를 할 만한 BAR가 없었던 탓이다. 다소 늦었지만 함께 걷던 친구들과 BAR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빠에야". 늘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마시다가 처음으로 빠에야를 먹었다. 늦게 먹었지만 나름 맛나고, 든든하다. 까미노라고 불리는 스페인 순례길은 노란색 화살표만 따라가면..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보아디야 델 까미노 → 까리온데로스꼰데스(28.65Km) 요 며칠은 사방이 갈색으로 물든 텅 빈 밀밭 길을 주로 걸어왔다. 메세타 지역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부터 물길을 걷는다. 강이라고 하기엔 크지 않고, 하천이라고 하기엔 조금 큰.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물가를 걸으니 매우 좋다. 나보다 먼저 길을 나선 순례자들이 많이 보인다. 갑자기 욕심이 생긴다. 나와 같이 걷던 친구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나보다 먼저 앞서가는 순례자들을 따라잡기 위함이다. 이런 무모한 도전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결국 눈앞에 보이던 모든 순례자를 제치고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무리를 한 나머지 한참 동안 쉬면서 체력을 보충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순례자들은 다시 우리..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온따나스 → 보아디야 델 까미노(30.59Km) 어제는 너무 힘들었는지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오늘은 순례길에서 맞는 두 번째 일요일이다. 벌써 2주째 걷고 있다. 보통 순례길 완주를 30일 내외인 것을 봤을 때 이제 절반은 걸어온 샘이다. 9월도 이제 일주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가 생긴 건 산티아고까지의 남은 거리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덥던 날씨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해진다. 이제는 얇은 바람막이를 입고 새벽에 길을 나선다. 물론 해가 뜨면 한여름처럼 더워지는 건 여전하다. 늘 그러하듯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BAR에 들렀다. 그곳에서 모닝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랜다. 라떼의..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부르고스 → 온따나스(32.44Km)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구간에 접어들었다. 메세타 구간은 고원지대로 스페인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한다. 이 구간이 힘든 이유는 바로 건조하고, 태양이 강렬하다. 또한 그늘이 거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순례자들에게는 가장 힘든 구간이 바로 메세타 구간이다. 목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 양떼 한참 걷다 보니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 친구들 딱 봐도 어린 친구들이다. 알보 고니 순천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단체로 순례길을 왔다고 한다. 중학생 12명, 교사 3명이 순례길을 찾았단다. 어른들도 걷기 힘든 이 길을 어린 남녀 중학생들은 묵묵하게 걷고 있다. 오늘은 정말 걷기에 너무 힘든 하루였다. 오늘의 ..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아헤스 → 부르고스(23.65Km) 어제는 늦잠을 잤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섰다. 해가 채 뜨기 전의 길에는 안개가 깔려있다. 그리고 저기 앞에는 미국에서 온 제니, 스캇 부부가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나와 같은 9월 11일날 까미노를 시작했다. 그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지금도 자주 마주친다. 스캇은 내게 발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걷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들과 나눈 인사가 순례길에서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우리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때까지 다시는 마주치치 못했다. 오늘 걷는 길은 오르막길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길바닥에 돌이 너무 많아서 걷기가 너무 힘들다. 발을 잘못 디디면 돌을 밟게 된다. 그래서 신경 쓰면서 걷다 보니 더욱 힘들다..
2016년 9월 21일 수요일 벨로라도 → 아헤스(26.35Km) 오래간만에 늦잠을 잤다. 어제 함께 알베르게에 묶었던 친구가 깨워준 덕에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부랴부랴 채비를 마치고 길을 나선다. 아침부터 강렬한 태양이 하늘에서 내리쬔다. 과연 지금이 가을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날씨가 무덥다. 걷는 동안 땀이 정말 많이 흐른다. 그래도 걷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오늘은 여러 친구들과 걷는다. 걷다 보면 각자의 발걸음의 속도 때문에 헤어졌다가도, 중간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 다시금 만나곤 한다. 오늘은 유난히 산길이 많은 기분이다. 그리고 그늘이 없는 길은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렇게 힘든 길을 걷다가 "오아시스"를 만났다.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의 이름이 "오아시스" 이다. 이곳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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