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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8일 수요일
엘 부르고 라네로 → 레온(38.08Km)
오늘의 목적지는 레온이다. 무덥고 힘들었던 메세타를 마지막으로 걷는 날이다. 오늘은 지금껏 순례길을 걸으면서 가장 긴 거리를 걸었다. 거의 40km 가까운 길을 걸었다. 물론 다리에서 약간의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레온에 입성하기 위해 그 신호를 무시하고 꾸역꾸역 걸었다. 결국 오늘 새로운 물집이 두 개가 추가되었다.
어제의 과음 때문일까? 오늘은 발걸음이 평소보다 무척이나 무거운 느낌이다. 그리고 오늘은 지금까지 순례길을 함께했던 부산 친구와 헤어진 날이다. 허리 통증이 심한 그 친구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따로 걷게 되었다.
혼자 걷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살아오면서 내가 잘못했던 행동들, 그리고 아쉬운 순간, 아쉬운 선택들. 이런저런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아~~ 그때 이런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하지만 이내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 걷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언제 이런 아름다운 길을 다시 걸을 수 있을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오전 내내 혼자 걷다가 어제같이 저녁식사를 했던 친구 두 명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레온에 도착했다.
레온 중심가까지는 약 2km의 거리다. 도저히 더 이상은 걷기에는 다리가 너무 불편했다. 결국 어제저녁을 요리했던 친구와 나는, 레온의 입구에 있는 알베르게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고, 다른 친구(형)는 기어코 레온의 중심가를 향했다.
레온은 산티아고 도착 전에 만나는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이다. 그래서 대형마트가 있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페스트푸드점을 만날 수 있다. 이런 건 평소 순례길에서는 자주 볼 수 없다. 나와 친구는 저녁을 위해 대형마트를 가던 중 알베르게 맞은편에 있는 KFC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너무 오랜만에 먹은 치맥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기분 좋게 먹어치우고, 다음 끼니를 위해 마트로 갔다. 역시 대형마트라서 없는 게 없었다. 오늘의 저녁은 돼지수육. 필요한 재료를 구입한 후 알베르게에 돌아왔다.
오늘의 알베르게는 지금까지 어떤 곳보다도 최고의 시설이다. 단톡방에 순례자 친구들에게 이곳의 멋진 시설을 공유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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