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산마틴델까미노 → 아스트로가(26.65Km) 9월의 마지막 날이다. 뭔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아침이다. 사실 오늘은 어제랑 단지 하루 차이지만 마지막 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별함을 찾으려고 한다. 하긴 그런 재미라고 없으면 삶이 너무 재미없을 것 같다. 아침 7시 순례길을 나선다. 뭔가 시작이 좋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혼자 걸으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 한참을 걸었다. 별거 아니지만 아주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보통 밖에서 소래 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쉽지 않지만, 인적이 드문 까미노 길이기에 가능하다. 혼자 걷지만 뱃속은 든든해야 하기에 늘 하던 대로 BAR에 들러서 아침을 챙긴다. 혼자 먹는 아침이라 조금은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러한 여유를 즐겨야 한..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보아디야 델 까미노 → 까리온데로스꼰데스(28.65Km) 요 며칠은 사방이 갈색으로 물든 텅 빈 밀밭 길을 주로 걸어왔다. 메세타 지역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부터 물길을 걷는다. 강이라고 하기엔 크지 않고, 하천이라고 하기엔 조금 큰.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물가를 걸으니 매우 좋다. 나보다 먼저 길을 나선 순례자들이 많이 보인다. 갑자기 욕심이 생긴다. 나와 같이 걷던 친구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나보다 먼저 앞서가는 순례자들을 따라잡기 위함이다. 이런 무모한 도전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결국 눈앞에 보이던 모든 순례자를 제치고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무리를 한 나머지 한참 동안 쉬면서 체력을 보충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순례자들은 다시 우리..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부르고스 → 온따나스(32.44Km)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구간에 접어들었다. 메세타 구간은 고원지대로 스페인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한다. 이 구간이 힘든 이유는 바로 건조하고, 태양이 강렬하다. 또한 그늘이 거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순례자들에게는 가장 힘든 구간이 바로 메세타 구간이다. 목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 양떼 한참 걷다 보니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 친구들 딱 봐도 어린 친구들이다. 알보 고니 순천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단체로 순례길을 왔다고 한다. 중학생 12명, 교사 3명이 순례길을 찾았단다. 어른들도 걷기 힘든 이 길을 어린 남녀 중학생들은 묵묵하게 걷고 있다. 오늘은 정말 걷기에 너무 힘든 하루였다. 오늘의 ..
2016년 9월 19일 월요일 나헤라 →산토도밍고데라칼사다(19.19Km) 또다시 수확인 끝난 텅 빈 밀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9월 중순이 넘었지만 한낮에는 아직도 여름처럼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순례길을 걷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랫동안 걷다 보니 발이 아프다. 걷는 게 아무리 익숙해진다 해도 매일 이렇게 걷는 건 힘든 일이다. 같이 길을 걷던 친구들이 내게 묻는다. “무슨 생각 하면서 걸으세요?” 무슨 생각? 별생각이 없다. 그저 힘들다는 생각. 내가 질문을 던진 친구에게 돼묻는다. “넌 지금 힘들지 않아?” 그 친구는 기다렸다 듯 “네. 너무 힘들어요” 라는 답을 한다. 간혹 순례자들은 이 길을 걸으면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 같다. 그래서 길을 걸으면서 무슨..
2016년 9월 17일 토요일 로스아르꼬스 → 로그로뇨(29.05Km) 오전 6시 30분. 해가 채 뜨기 전에 어두운 새벽길을 나선다. 오늘의 목적지인 로그로뇨에는 와인축제가 한창이라고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걸음을 재촉한다. 혹시나 사람들이 몰려서 알베르게가 정원 초과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사실은 나 역시 그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길을 나섰다. 비가 올 것처럼 하늘이 흐리다. 그래서 레인커버를 씌우고 길을 걸었다. 조금 걷다 보니 배속에서 난감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난감한 순간이다. 순례길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신호가 오면 참고 다음 마을의 BAR로 가거나, 아니면 숲속(?)으로 가야 한다. 다음 마을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 난 어쩔 수 없이 숲속을 택했다. 쉬지 않고 걷..
2016년 9월 16일 금요일 에스떼라 → 로스아르꼬스(22.37Km) 지난밤 과음을 한탓에 아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제의 과음을 이제야 후회한다. 그렇다고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없다. 머리는 지끈거리지만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알베르게를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BODEGAS IRACHE"에 도착했다. Peregrino! Si quieres llegar a Santiago con fuerza y vitalidad de este gran vino echa un trago y brinda por la Felicidad 순례자여! 산티아고에 큰활력과 생기를 가지고 도달하고 싶은 이에게 이 와인이 성공을 가져다 줄것이다. 이곳은 두 개의 수도꼭지가 있는데. 오른쪽은 생수 왼쪽을 와인을 무료로 제공..
2016년 9월 13일 화요일 라라로샤 → 팜플로나(15.33Km) 지난밤 열대야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룰수 없었다. 새벽녘 겨우 잠에 들었다가 이른 아침(6시 15분)에 잠에서 깨어 순례길 3일차의 준비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제 무리를 많이 했는지 양쪽 발에 물집이 여러개 생겼다. 급한대로 물집에 밴드를 붙이고 밴드가 떨어지지 않도록 반창고로 고정한 후 셋째날 순례길에 올랐다. 발에 잡힌 물집은 걸음을 옮길때마다 큰 고통이 주었다. 하지만 이 역시 순례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며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오늘 오전에 걸은 길은 하천을 따라 길이 있었다. 덕분에 시원하게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걸을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아침부터 흐리던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본격적으로 비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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