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6일 월요일 까리온데로스꼰데스 → 떼라디요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27.89Km) 역시 메세타는 황량하다. 수확이 끝난 밀밭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길가에 자라는 풀 역시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유감없이 말해준다. 몸이 힘들어서 일까? 사진을 찍는 일은 처음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냥 하염없이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길 뿐이다. 걷다 보니 아침을 먹지 못했다. 중간에 식사를 할 만한 BAR가 없었던 탓이다. 다소 늦었지만 함께 걷던 친구들과 BAR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빠에야". 늘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마시다가 처음으로 빠에야를 먹었다. 늦게 먹었지만 나름 맛나고, 든든하다. 까미노라고 불리는 스페인 순례길은 노란색 화살표만 따라가면..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온따나스 → 보아디야 델 까미노(30.59Km) 어제는 너무 힘들었는지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오늘은 순례길에서 맞는 두 번째 일요일이다. 벌써 2주째 걷고 있다. 보통 순례길 완주를 30일 내외인 것을 봤을 때 이제 절반은 걸어온 샘이다. 9월도 이제 일주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가 생긴 건 산티아고까지의 남은 거리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덥던 날씨도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해진다. 이제는 얇은 바람막이를 입고 새벽에 길을 나선다. 물론 해가 뜨면 한여름처럼 더워지는 건 여전하다. 늘 그러하듯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BAR에 들렀다. 그곳에서 모닝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랜다. 라떼의..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아헤스 → 부르고스(23.65Km) 어제는 늦잠을 잤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섰다. 해가 채 뜨기 전의 길에는 안개가 깔려있다. 그리고 저기 앞에는 미국에서 온 제니, 스캇 부부가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나와 같은 9월 11일날 까미노를 시작했다. 그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지금도 자주 마주친다. 스캇은 내게 발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걷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들과 나눈 인사가 순례길에서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우리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때까지 다시는 마주치치 못했다. 오늘 걷는 길은 오르막길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길바닥에 돌이 너무 많아서 걷기가 너무 힘들다. 발을 잘못 디디면 돌을 밟게 된다. 그래서 신경 쓰면서 걷다 보니 더욱 힘들다..
2016년 9월 21일 수요일 벨로라도 → 아헤스(26.35Km) 오래간만에 늦잠을 잤다. 어제 함께 알베르게에 묶었던 친구가 깨워준 덕에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부랴부랴 채비를 마치고 길을 나선다. 아침부터 강렬한 태양이 하늘에서 내리쬔다. 과연 지금이 가을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날씨가 무덥다. 걷는 동안 땀이 정말 많이 흐른다. 그래도 걷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오늘은 여러 친구들과 걷는다. 걷다 보면 각자의 발걸음의 속도 때문에 헤어졌다가도, 중간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 다시금 만나곤 한다. 오늘은 유난히 산길이 많은 기분이다. 그리고 그늘이 없는 길은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렇게 힘든 길을 걷다가 "오아시스"를 만났다.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의 이름이 "오아시스" 이다. 이곳에는 ..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산토도밍고 → 벨로라도(23.18Km) 순례길에서의 일상은 매우 단순하다. 이른 아침 배낭에 짐을 챙기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길을 나서거나, 길을 걷다가 처음 마주치는 BAR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그리고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너무도 간단한 일과다. 그리고본인이 목표했던 마을에 도착하면 알베르게로 향한다. 오늘도 이른 아침 짐을 챙겨 길을 나선다. 며칠 전부터 부산에서 온 어린 친구와 함께 걷고 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리지만, 대화가 잘 통하고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친구 같다. 또다시 해바라기와 수확이 끝난 밀밭이 펼쳐진다. 우리는 이 길을 걸으며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다. 서로에게 가장 궁금한 건 "왜? 이 길을 걷는가?" 이다. 그 친구는 ..
2016년 9월 18일 일요일 로그로뇨 → 나헤라(32.45Km) 알베르게 입구에 산티아고까지 610Km 남았다는 문구가 있다. 벌써 200Km를 걸은 것인가?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면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랑비가 내린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춥다. 어제의 축제는 아침까지 이어진 모양이다. 젊은이들이 골목에 삼삼오오 모여서 와인을 마신다. 그들은 우리를 보며 "니하오" 라며 인사를 건넨다. 짜식들... 우린 한국인인데... ㅜㅜ 이제 걷는 것에 많이 적응이 되었는지 오늘은 무려 13Km를 쉬지 않고 걸었다. 걷는 길이 너무 멋지고 좋다.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있을까? 문득 이런생각이 머릿속에 스친다. 분명 아침에 남은 거리는 610Km였는데... 지금은 576Km가 남았단다. 그럼 벌써..
2016년 9월 15일 목요일 뿌엔떼라 레이나 →에스떼라(23.56Km) 오늘은 한국의 추석이다. 길을 나서기 전에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했다. 약간의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길을 걷던중 힘이 생기는 문구 하나를 발견한다. 아마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돌무더기에 "Korean Buen Camino!" 라는 문구를 적은 돌을 올려놓았다. 외국에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순례길 대부분은 산길 또는 밭길인거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오늘도 수확이 끝난 텅 빈 밀밭 사이를 하염없이 걷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5월에 왔으면 더욱 좋았을껄...ㅎㅎ 순례길을 걷다보면 그림자를 정말 자주 보게된다. 물론 우리의 일상에서 그림자는 자주 봤을테지만 순례길에서는 오직 ..
2016년 9월 14일 수요일 팜플로나 → 푸엔떼라 레이나(24.11Km) 비가 오지 않고 화창한 날씨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기분좋게 길을 나선다. 순례길을 걸을때는 보통 한낮의 태양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 새벽 일찍 걷는다. 스페인 지역은 한국보다 해가 늦게 뜨고, 늦게 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길을 나설때에는 해가 없는 어두운 길을 걷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내 태양은 뜨고 어두움은 자취를 감춘다. 내가 까미노를 걸었던 시기에는 밀밭의 수확이 끝난 시기였다. 사방이 수확인 끝난 밀밭 뿐이다. 그래서 온통 들판은 갈색 뿐이다. 만약 5월에 이 길을 걸었다면, 녹색의 밀밭을 볼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밀이 바람에 흩날리는 소리도 들을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순례길을 꿈꿨던 나로서는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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