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6년 9월 11일 일요일

생장 → 론세스바예스 ( 22.5Km)

 

 

오늘의 순례길 경로.

 

드디어 산티아고를 향해 나아가는 첫번째 날이다.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서둘렀다.

어제 묵었던 알베르게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 한다.

 

이곳에선 커피를 사발에 마신다고 한다. 뭔가 우스운 모습이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새벽. 나를 포함한 많은 순례자들이 길을 떠날 채비를 한다.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지만 벌써 길을 떠날 채비를 마친 순례자들.

 

 

 

어둡지만 산티아고를 향한 첫 발걸음을 옮기는 순례자들

 

오늘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한다. 피레네 산맥의 해발 1,435M 지점을 지나야 한다.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처음 길을 떠날 때부터 계속해서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어느덧 날이 밝았다. 우리는 계속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간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걸었을 때 정말 멋진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금껏 이렇게 멋진광경을 본적이 있던가? 그 멋진 광경이 사진으로 똑같이 옮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아름다운 피레네 산맥의 모습

 

 

 

아름다운 피레네 산맥의 모습
순례길에서 맞는 첫 일출

 

피레네 산맥은 순례자들에게 멋진 광경을 보여줬지만, 계속되는 오르막길의 고난도 함께 주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르막길을 걷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숨이 막히고 땀이 비오듯이 흘렀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길을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순례자도 있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오르막 흙길을 오르는 순례자

 

해가 뜨자 날씨는 한여름처럼 더웠다.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 나는 50분 이동 후 10분 휴식의 계획을 세웠다. 휴식을 할 때면 신발을 벗었다. 그래야 발도 쉴 수 있다. 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발이 아닐까?

 

휴식을 취하는 순례자들

 

적당한 휴식을 취하며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다 보니 양떼가 보인다. 피레네 산맥에는 방목하는 양, 말, 소 등이 많이 보였다. 이곳은 동물들도 멋지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레네 산맥에서 사는 양떼들

 

그렇게 7시간정도를 걸었더니 드디어 피레네 산맥의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정상에 와서 느꼈다. 국경을 넘어 스페인에 왔다는 사실을... 걷다보니 언제 국경을 넘었는지도 몰랐다. 신기했다. 걸어서 국경을 넘다니. 그리고 우리는 섬 아닌 섬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미리 준비해온 빵과 과일로 허기를 채웠다. 저기 아래 어딘가에 오늘의 목적지인 론세스바예스가 있을것이다. 힘이 솟았다. 게다가 이제는 힘든 오르막이 아닌 내리막길 아닌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기 아래 어딘가에 오늘의 목적지가 있다.

 

하지만 내리막길 역시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몇 번이나 다리를 접질릴뻔했다. 하지만 다행히 무사히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약 1시간정도 내리막길을 걷다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했다.

 

울창한 숲길의 내리막길. 마음까지 청량한 기분이다.

 

 

 

스페인 론세스바예스에 위치한 알베르게 입구

 

내가 알베르게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순례자들이 도착해서 입실을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 알베르게는 스페인에 위치한 첫 알베르게 이다. 그래서 인지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다.

 

체크인 대기중인 순례자들

 

 

 

체크인때 작성하는 서류. 참고로 이후의 알베르게에서는 이런 서류가 없다.

 

드디어 샤워를 하고 빨래를 했다. 너무나 개운했다. 저녁식사까지는 시간이 있어서 주변을 산책했다. "SANTIAGO DE COMPOSTELA 790" 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산티아고까지 이제 790Km 남았다.

 

힘든 하루였다. 그래도 잘 해낸거 같아서 맘이 뿌듯하다.

 

TIP.

☞ 알베르게에는 가급적 빨리 도착하는 것이 좋다.

- 이곳 알베르게는 몇백명 수용 가능한 대형 알베르게다. 이곳은 최근 신축한 숙소와 예전부터 사용하던 구형숙고가 있는데, 늦게 도착하면 구형숙소에 묵어야 한다. 그곳은 샤워시설도 매우 열악하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혹시 늦게 도착했을때에는 샤워는 신축 숙소에 가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 신발은 등산화를 신고, 스틱을 챙기는 것이 좋다.

- 일반적인 운동화를 신는 것보다는 등산화를 추천한다. 특히 발목까지 잡아주는 등산화가 더욱 좋은 것 같다. 내리막길이나 산길에서 운동화를 신고 걸으면 넘어지거나 발목을 접질릴 수가 있다. 그리고 등산 스틱을 챙기면 좋다. 등산 스틱이 없으면 생장에 위치한 상점에서 지팡이라도 구입하는 게 좋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