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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3일 화요일
라라로샤 → 팜플로나(15.33Km)
지난밤 열대야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룰수 없었다. 새벽녘 겨우 잠에 들었다가 이른 아침(6시 15분)에 잠에서 깨어 순례길 3일차의 준비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어제 무리를 많이 했는지 양쪽 발에 물집이 여러개 생겼다.
급한대로 물집에 밴드를 붙이고 밴드가 떨어지지 않도록 반창고로 고정한 후 셋째날 순례길에 올랐다. 발에 잡힌 물집은 걸음을 옮길때마다 큰 고통이 주었다. 하지만 이 역시 순례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며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오늘 오전에 걸은 길은 하천을 따라 길이 있었다. 덕분에 시원하게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걸을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아침부터 흐리던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본격적으로 비가 시작하기 전에 BAR에 도착했다. 여기서 비를 피할겸 아침도 해결 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던 중 왕형님을 만났다. 그는 이번 까미노길이 세번째라고 했다. 50살이 넘은 나이에 아직 싱글인 그는,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중 이라고 했다. 그리고 본업은 연극배우란다. 대단히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거 같았다. 그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 까미노는 "누구와 걷느냐? 언제 걷느냐?" 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거 같다.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서 느끼는 부분이 달라진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만끽하는 풍경이 달라진다.
까미노를 걷는동안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외국어 였다. 영어를 잘했으면 세계 여러나라의 순례자들과 좀더 깊은 대화를 나눌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나에게 그런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팜플로나까지 걷는 내내 비가 왔다. 순례길에서 비를 만나는건 자주 있는 일 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우의를 챙겼다. 그 덕에 비를 최대한 맞지 않으며 걸었다.
순례길은 스페인 북부의 시골길을 걷는다. 때문에 도시를 만나는 일이 많지 않다. 팜플로나는 그런 순례길에서 처음 만나는 큰 도시중 하나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머문다.
팜플로나에 도착해 공립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하고 샤워를 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이곳의 샤워시설은 남녀공용이다. 물론 개인 부스가 있는 형태의 공용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문화의 차이를 절실히 실감했다.
빨래까지 마치고 오늘 함께 걸었던 왕형님과 시내의 어느 BAR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아시안마트에서 라면을 구입했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저녁을 함께할 다른 한국인이 있을거 같아서 라면 4개를 구입했다.
어제 론세스바예스에서 쥬비리까지 함께 걸었던 부산에서 온 어린 친구를 다시 팜플로나에서 만났다. 그 친구와 함께 오래만에 한국 라면을 먹었다. 사실 나는 프랑스 여행을 7일정도 한 후 순례길을 걸었던 터라 오랫동안 한국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더욱 맛있는 한끼였다.
배낭의 무게때문에 어깨가 너무 아프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필요없는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리된 물건을 가지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산티아고에 미리 소포발송을 위해서다. 우체국에 가서 물건의 무게를 재보니 3.3Kg. 와우~~ 내일이면 배낭이 한결 가벼워 질것이다. 벌써부터 내 맘도 가벼워진다.
우체국에서 업무를 마치고 나오자 마침 비가 멈췄다. 나는 팜플로나 여기 저기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걸었다. 아름다운 도시였다. 우리처럼 모든것을 허물고 새롭게 도시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사용하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였다.
TIP.
☞ 순례중 불필요한 짐은 정리해서 산티아고로 보낸다.
- 스페인 내 우체국에서 " PAQ PEREGRINO(빡 뻬레그리노)"라는 순례자우편을 이용하면 산티아고 우체국으로 짐을 보낼수 있고, 보관을 해준다. 15일까지는 무료보관 이후에는 하루에 1유로의 요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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