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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3일 금요일

부르고스 → 온따나스(32.44Km)

오늘의 순례길 경로
순례길을 알려주는 지도

산티아고 순례길 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구간에 접어들었다. 메세타 구간은 고원지대로 스페인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한다. 이 구간이 힘든 이유는 바로 건조하고, 태양이 강렬하다. 또한 그늘이 거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순례자들에게는 가장 힘든 구간이 바로 메세타 구간이다.

목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 양떼

한참 걷다 보니 한국에서 온 친구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 친구들 딱 봐도 어린 친구들이다. 알보 고니 순천에 있는 대안학교에서 단체로 순례길을 왔다고 한다. 중학생 12명, 교사 3명이 순례길을 찾았단다. 어른들도 걷기 힘든 이 길을 어린 남녀 중학생들은 묵묵하게 걷고 있다.

묵묵히 길을 걷는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

오늘은 정말 걷기에 너무 힘든 하루였다. 오늘의 목적지인 온따나스는 끝없이 펼쳐진 광야를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데. 이 구간은 온통 갈색의 텅 빈 밀밭뿐이다. 마치 사막을 걷는듯한 기분이랄까?

게다가 온따나스는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에서 약 12Km 정도 떨어진 마을인데, 그 사이에 단 하나의 BAR도 없어서 물을 사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다.

한여름 못지않게 내리 쬐는 태양아래 쉴 수 있는 그늘조차 없는 길을 3시간정도 걸었을 때 비로소 온따나스에 도착했다. 우리는 너무 힘들어서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늘한점 없는 순례길.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순례자
여전히 십자가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순례자. 정말 대단했다.

온따나스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힘들다... 힘들다... 라는 말을 하염없이 하면서 걷다가 갑자기 확~ 나타난 마을이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는 수돗가가 있었는데, 너무 목이 말랐던 우리는 그곳에서 한참 물을 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것처럼 반가웠던 오아시스
온따나스 마을 입구에서...

TIP.

☞ 물을 충분히 챙기자.

온따나스는 중간에 BAR가 없고, 끝없는 광야의 길을 걸어야 하므로 이곳까지 가려고 하는 순례자는 반드시 물을 충분히 챙겨야한다.

☞ 산볼 이라는 알베르게를 이용해보라.

산볼이라는 알베르게는 온따나스에 도착하기 전에 있다. 이곳은 마을도 없이 평야 가운데 알베르게만 떡하니 하나 서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이곳을 지나친다. 하지만 순례길이 처음이 아닌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 알베르게를 찾는다. 이곳에서는 밤하늘의 별이 너무 아름답다고 한다. 나 역시 다음에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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