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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1일 수요일

벨로라도 → 아헤스(26.35Km)

오늘의 순례길 경로

오래간만에 늦잠을 잤다. 어제 함께 알베르게에 묶었던 친구가 깨워준 덕에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부랴부랴 채비를 마치고 길을 나선다. 아침부터 강렬한 태양이 하늘에서 내리쬔다.

아침부터 길을 걷는 순례자들

과연 지금이 가을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날씨가 무덥다. 걷는 동안 땀이 정말 많이 흐른다. 그래도 걷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오늘은 여러 친구들과 걷는다. 걷다 보면 각자의 발걸음의 속도 때문에 헤어졌다가도, 중간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 다시금 만나곤 한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순례길. 그리고 그 길을 걷는 순례자들.

오늘은 유난히 산길이 많은 기분이다. 그리고 그늘이 없는 길은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렇게 힘든 길을 걷다가 "오아시스"를 만났다.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의 이름이 "오아시스" 이다. 이곳에는 시원한 과일과 물, 순례자들의 허기를 달래줄 간식거리가 다양하게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들러 쉬면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이곳은 기부형 푸드트럭이라서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순례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푸드트럭 "오아이스"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넓은 들판 가운데 작은 마을이 보인다. 오늘 내가 하루를 보내기로 곳이다.

오늘은 아헤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빨래, 샤워를 마친 후 마시는 맥주는 지금껏 마셨던 어느 맥주보다 시원하고 맛나다. 날마다 걸음을 멈추고 나면 맥주를 마신다. 그 맛은 매일매일이 새롭고 좋다.

시원하게 마신 맥주 한잔.

저녁을 먹고 마을의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아헤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산책을 하는 내게 "올라", "부엔까미노" 라며 인사를 건넨다. 우리의 시골 마을 같은 정겨운 느낌이 든다.

한가로운 마을의 풍경

TIP.

☞ 빨래집게를 챙겨라.

순례길에서는 매일 빨래를 해야 한다. 물론 최근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갖춘 알베르게가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길을 걸으면서 내 손으로 직접 빨래를 하는 것도 순례의 일부라 생각하며 손빨래를 했다. 이때 빨래집게가 없으면 바람에 날아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개인 빨래집게를 챙겨가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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