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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22일 목요일
아헤스 → 부르고스(23.65Km)
어제는 늦잠을 잤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섰다. 해가 채 뜨기 전의 길에는 안개가 깔려있다. 그리고 저기 앞에는 미국에서 온 제니, 스캇 부부가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나와 같은 9월 11일날 까미노를 시작했다. 그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지금도 자주 마주친다. 스캇은 내게 발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걷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들과 나눈 인사가 순례길에서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다. 우리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때까지 다시는 마주치치 못했다.
오늘 걷는 길은 오르막길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길바닥에 돌이 너무 많아서 걷기가 너무 힘들다. 발을 잘못 디디면 돌을 밟게 된다. 그래서 신경 쓰면서 걷다 보니 더욱 힘들다. 산티아고 순례길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지역에 가까워 진거 같다.
오르막이 끝나고 평지가 나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주변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다. 같이 걷던 친구의 말로는 이곳은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터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고 했다.
걷는 길이 힘든 탓일까?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그리고 한참만에 BAR를 만났다. 나와 부산의 어린 친구는 이곳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오늘 도착한 순례길에서 마주치는 대도시 중의 하나이다. 도시답게 성당의 모습이 아주 웅장했다. 그리고 알베르게 역시 매우 깨끗해서 좋았다.
부르고스 이곳저곳을 누볐다. 구글 지도를 보면서 골목길까지 한참을 걸었다. 아시안 마트를 찾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라면을 사려고 했다. 결국 우리는 마트를 찾지 못했고, 라면 사재기의 계획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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